처음부터 AI로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사업 현장에서 일했고 지금도 작은 사업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기보다, 매일 손님을 만나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온 사람에 가깝습니다.

노트북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 사소한 문제 하나가 시작이었어요. 검색으로 해결되지 않던 문제를 재미나이와 대화하면서 하나씩 풀어봤고, 그때 처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쓸 만한데?”

그다음에는 운영하던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손봤습니다. 유료 테마부터 구입하기보다 무료 아스트라 테마와 AI를 이용해 제가 원하는 화면을 만들어봤죠. 질문하고, 답을 적용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운영하는 센터의 회원관리 프로그램도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노션으로 만들었지만 제 생각을 그대로 담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결국 바닥부터 다시 만들어 지금은 실제 업장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블로그 발행을 돕고, 마케팅 자동화도 해봤습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제가 해오던 운동을 글과 자료로 정리하는 데도 AI를 사용하고 있고요.

돌아보면 사소한 문제 하나를 해결한 일이 여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래 살아야 하는데 일의 모습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생각도 많이 달라졌어요.

앞으로 AI를 배우지 않으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가 예전보다 훨씬 오래 일하고 오래 살아야 할 가능성은 큽니다.

통계청의 2024년 생명표를 보면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3.7년, 여성은 28.4년입니다. 평균만 보더라도 퇴직 뒤 20년에서 30년 가까운 시간이 남는 셈이죠.

그 긴 시간을 경제활동 없이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업은 예전처럼 사람을 계속 늘리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동화와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누군가 퇴직한 자리를 같은 수의 신규 인력으로 채우지 않는 일도 생깁니다. 현대자동차 생산직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약 2천 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23년과 2024년에 계획된 신규 채용은 합계 700명이었습니다.

전문직이라고 계속 안전할까요?

저는 그것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오랜 시간 공부한 사람만 찾을 수 있던 지식도 이제는 누구나 몇 초 만에 검색하고 AI에 물어볼 수 있게 됐어요. 지식이 정말 아무 가치도 없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알고 있는 것만으로 값을 인정받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그 지식을 자기 일에 적용해 결과를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각자 무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지난 1년 동안 사용해보니 AI는 개발자나 젊은 사람들만의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일하고 사업하며 쌓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꽤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었어요. 머릿속에는 경험과 생각이 많은데 글이나 자료로 정리하기 어렵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도 개발 방법을 몰랐던 사람이 자기 경험을 결과물로 꺼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어려운 용어보다 내 삶에 닿는 쓸모

문제는 막상 배우려고 하면 말부터 어렵다는 겁니다.

프롬프트, 토큰, 거대언어모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파인튜닝 같은 용어가 계속 나옵니다. 개발 생산성이 몇 배 높아진다거나 마케팅 문구를 몇 초 만에 만든다는 이야기도 많고요. 물론 필요한 내용이지만,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내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당장 내게 필요한 일은 훨씬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래 미뤄둔 글을 정리하고, 가족 행사 안내문을 만들고, 가게 홍보 문구를 고치고, 계약서를 받았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질문을 정리하는 일 말입니다. 제가 시작했던 노트북 와이파이 문제처럼요.

그래서 후아공을 만들게 됐습니다.

제가 무엇을 대단하게 완성해서 보여주기 위한 곳은 아닙니다.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해봤고, 어떤 부분이 뜻대로 되지 않았고, 어떻게 다시 풀어냈는지 차근차근 꺼내놓으려고 합니다.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방법보다 쉽고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법, 당장 내일 자기 일에 한 번 써볼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혼자만 기록하기보다 함께 해볼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저보다 먼저 해본 일을 나눠줄 수 있고, 누군가가 남긴 질문은 다음 사람에게 필요한 글과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경험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후아공이 어떤 곳이 되어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배우고 있습니다.

다만 사소한 문제 하나를 AI와 해결한 뒤, 그것을 제 일에 계속 적용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후아공에서는 그 길을 처음부터 하나씩 기록해보겠습니다.

지금 해결하고 싶은 작은 문제가 있으신가요?

그 문제부터 같이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글에 사용한 자료